20160510

작년 12월 상병을 단지 162일 만에 휴가를 나왔다. 지금은 버스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는 중이다. 일병때보다는 휴가 후유증이 덜 하기는 한데, 그래도 부대 복귀가 싫은건 어쩔수 없나 보다. 이번 휴가는 집에서 나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진짜 휴가다운 휴가를 보낸것 같아서 좋다.
아마 다음 휴가는 7월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UDT부사관 지원을 결심하였다. 부모님과 상의하여 좀 더 구체적인 진로를 세워야겠다.

20151005

3박4일의 짧은 휴가가 끝이났고, 지금은 부대로 복귀하는 버스에 탑승해있다. 신병휴가를 나간이후로 158일만의 휴가는 참 달콤했다.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들었고, 보고 싶은 가족도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유를 즐길 수 있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2015.4.27

1월 13일에 군 입대를 하고서 100일이 지났다. 그때는 정말 시간이 정지된 기분이 이었다. 남들 다 가는 군대이지만, 막상 내 앞에 다가오니 착잡한 마음뿐이었다. 그래도 시간은 가는지 3일전에 첫 휴가를 나왔다.
먹고 싶은 것, 듣고 싶은 노래, 그리고 보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휴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계획을 세웠다. 물론 휴가나와서 계획대로 진행된거는 별로 없는거같다.

휴가 첫 날 부대를 떠날때는 기분이 좋은 나머지 아찔하기도 하였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눈에 익은 이정표가 나를 반겨주었다. 가슴이 울컥하여 눈물이 핑 돌았다.

신병교육대 수료식 이후 60일 만에 가족을 만났다. 언제나 그랬듯이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내 이름을 부르며 우셨다. 나 역시 마음이 아팠지만 최대한 참고 미소를 띄며 잘 지냈다고 안부를 전했다. 이런말에도 엄마는 마음이 놓이지 않으셨는지 궁금한 것이 많은 표정이셨다. 그래서 집 앞 놀이터 벤치에 앉아 못다한 이야기를 쉴틈없이 나누었다.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고,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랐다. 같이 밖에 나가서 맛있는 식사와 즐거운 쇼핑을 하였다.

둘째날에는 잠실에 들러 보고싶었던 책과 음악, 그리고 부대에서 공부할 책을 샀다. 나의 미래를 건설하는 첫 작업이라고 생각하니 설레였다. 그리고 친척들을 만나 식사를 하고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해도해도 끝이없는 이야기에 나도 신이나서 군대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늘어놓았다.

휴가 마지막 날에도 서점에 가서 책을 보았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원없이 읽고싶었다.
그 후 친하게 지내는 형을 만났다. 너무나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어색함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하였다. 그만큼 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형인가보다.
예상치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입대전 많이 좋아했던 여자아이를 만났다. 워낙 갑작스러워서 나도 많이 당황했지만, 아무렇지않게 행동하였다. 잘 지내고 있는거 같아 보여서 다행이였다.

이제 부대에 복귀할 때이다. 길면서도 짧은 3박4일의 일정이였지만 참 행복했다. 내가 소중한 사람이였단걸 느끼게되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다시 한 번 감사하다.

아직 100일 밖에 복무하지 않았지만, 군대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분명히 앞으로 남은 군생활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 보다 더 힘든 시간일 것이다. DMZ작전, 선임들의 꾸중, 인간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와의 단절…
하지만, 내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히 깨닫고, 가야할 길을 제대로 직시한다면 힘든 군생활도 언젠가 나를 향해 미소를 보내줄 것이다.

가야할 길

부제: 비열하고 부조리한 세상과 싸울때 진심을 다하면 무조건 지는거야. 뜨거움은 숨기고 같이 차가워져야해. 비슷한 수준이면 옳은 쪽이 이겨.

네. 제가 성인이 된 이후, 지금까지 제가 옳다고 생각한 가치들은 한국사회에서 항상 패배했습니다. 국지적인 전투에서의 승리는 있었을지언정 큰 그림을 결정짓는 전쟁에서는 항상 무참히 패배했어요. 그 이유를 밝혀내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이 언젠가부터 제 삶에 던져진 화두 중 하나였습니다. 이 사회는 정의로움에 대해 가산점을 주는 사회가 아닙니다. 당위적으로 옳다고 모두가 인정해도, 그것이 실제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입니다. 기본이 없고, 기초가 없으며, 역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왜 우리가 옳은데 계속 패할까를 곱씹으며 억울해하면 안됩니다. 지금까지 이 사회는 착하고 멍청한 쪽과 못되고 똑똑한 쪽 간의 싸움이었어요. 왜 착한데 똑똑할수는 없는걸까요? 저는 착하고 똑똑한 놈이 되고 싶었습니다.

너무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를 감동시켰습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어요. 그분들이 옳다는 것을. 그분들의 가치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들은 패배했고, 우리는 그들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힘도 없을 뿐더러 멍청하기까지 했거든요. 그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뜨거운 심장을 보호해줄 튼튼한 갑옷을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언제까지 억울한 죽음들 앞에서 마냥 눈물짓고 분노만 할겁니까? 언제까지 억울한 패배 앞에서 이민을 가야 겠다고 한탄만 할겁니까? 제가 제일 열받는건 쉽게 열받고 쉽게 포기해버리는 나약한 정신머리들입니다. 너무 쉽게 진심을 보여줬기 때문에 진겁니다. 너무 쉽게 분노하고, 그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에 진겁니다. 우리가 틀렸기 때문에 진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결코 공정한 룰 안에서 싸우려고 하지 않아요.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리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과 함께 진흙탕으로 뛰어들어야 해요. 그렇게 비슷한 수준에서 힘겨루기를 하다 보면, 그때 가서야 승부를 가르는 하나의 축은 정의와 가치가 될겁니다. 우리는 그것이 최후의 순간에 발현될 수 있도록 꽁꽁 감추어두고 전투력을 키워야 합니다.

Jongheuk, ask.fm, 약 1달 전

경찰:공권력을 어떤 관점으로 봐야하는가

카페에 한 동영상이 올라왔다. 동영상의 내용은 젊은여자가 경찰의 지시에 불응한 채 자동차를 운전하여 기물을 파손하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협한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 반응은 경찰이 얼마나 만만하고 힘이 없으면 저렇게 무시하고 달릴수있겠냐, 미국이였으면 이미 벌집이 된 채 총맞아 죽었다 등 공권력의 무력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찰의 공권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는 아직 국가권력에 대한 공포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경찰이 폭력의 주체였던게 불과 몇십년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나 요즘 정부가 하는 행태를 보면 안 좋은방향으로 사용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권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시민들의 의식이 깨는것이 우선일 것이다.

함께 하는 세상

저 분들도 다 이 나라의 국민이고, 우리와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함께 가야죠. 어느 나라에나 더 배운 사람이 있고 덜 배운 사람이 있습니다. 맞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틀리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살기 좋은 사회는 더 나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찍어 누르거나 편가르기 하지 않고 함께 끌고 갈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저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저 분들의 생각이 ‘다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봅니다. 2,3,40대의 투표율이 더 높았다면? 하고 말입니다.
저 분들이 한 잘못은 자신들의 신념을 가지고 민주주의에서 국민 개개인이 행사할 수 있는 최고의 권리인 투표를 했다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저 분들과 생각을 달리 하는 사람들이 저 분들을 계몽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까? 저부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아휴 이야기가 안통하네 그냥 각자 그렇게 삽시다’ 하고 말았죠. 그리고 우리는 저분들만큼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지도 않았고, 저 분들이 가스통 들고 시청앞에 나가 있는 동안 먹고 살기 바빠서 그에 준하는 행동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애초에 언론과 권력이 저분들과 함께 한다면 반대편에서는 더 많은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도 말이죠.
종북, 부동산, 교육, 지역 감정.. 저분들이 저런 생각을 하게끔 유도할 수 있는 인자들은 한반도에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이슈들을 현 정권과 언론은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반대 세력은 이에 합당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 이 저런 분들의 ‘망언’을 캡쳐해서 한심하다고 혀를 끌끌 차는 것일까요?

Jongheuk, I Love Nba, 2013.12.14